지난 2월 중순 에델만 시카고 본사에서 받은 T4 트레이닝에서 가장 기억이 남았던 트레이닝의 한꼭지에서 얻은 내용에 대해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주요 강사진 중에 Micropersuasion으로 유명한 에델만 뉴욕 오피스 Senior VP인 Steve Rubel의 발표가 인상적이였는데요.

그는 2008 Digital Trend라는 제목으로 올한해 주목해야 하는 트렌드 몇가지를 발표했는데, 그중에 인상적이였던 부분인 대규모 협업(Mass Collaboration) 개념을 중심으로
델 컴퓨터의 고객 혁신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웹2.0으로 인한 기업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변화
웹2.0의 키워드는 ‘공유’, ‘개방’, ‘참여’로서, 웹 트랜드에 민감한 독자들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 사항일 것입니. 웹2.0의 주요 키워드를 적용할 수 있는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를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잡을 수 있는 자료를 상기 언급한 트레이닝 중 접할 수 있었는데, 다음의 참고 이미지가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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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소비자들의 참여를 컨트롤할지 혹은 개방하여 받아들이지를 의미하는 Participation Line을 하나의 큰 축으로 잡고, 기업이 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지 혹은 협업을 지향하는지 Conversational Line을 큰축으로 잡고,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1. Controlled Communication : 보통 기업이나 조직에서 진행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서, 자사 중심의 메시지를 컨트롤하여 기존 4대 매체를 통해 타겟 오디언스들에게 일방향적으로 전달하는 활동들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광고와 언론관계 중심의 PR활동이 되겠습니다.

2. Open Communication : 기존의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벗어나, 보다 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쌍방향적인 성격이 강한 활동들을 의미하는데, 바이럴 동영상 혹은 UCC 동영상들이 이쪽 범주에 포함됩니다.  바이럴 동영상은 보통 비디오 클립 형식으로 동영상 공유사이트, 이메일, 메신저, 블로그 등을 통해 급속하게 퍼져나가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3. Controlled Collaboration : 협업을 지향하긴 하지만, 소규모로 통제된 형태의 협업의 성격으로 일정 목표 아래 팀원들이나 조직들이 참여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공동제작 광고물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4. Open Collaboration : 위키노믹스(wikinomics)라는 책에서 부각하는 개념으로 개방과 공유를 원칙으로 기업이 외부 사람들까지 비즈니스 웹으로 끌어들여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고 차세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주도적 역할을 맡기는 대규모 협업(mass collaboration)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는 기업 블로그, 커뮤니티 참여, 이데아고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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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내용들을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신문, 잡지, 라디오, TV 등 올드미디어가 중심이였던 웹1.0 시대에는 기업들이 자사의 기업 및 제품 메시지를 적당히 컨트롤하면서, 광고 및 언론관계 기반 PR활동들을 진행해도 기업 명성 및 제품 브랜딩 형성에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웹2.0 커뮤니케이션 시대에는 기업과 소비자들간의 대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게 부각됨에 따라, 이제 기업들은 대규모 사용자들과의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참여, 협업 중심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이데아고라(ideagoras) 등 새로운 개념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웹2.0 커뮤니케이션 환경으로 인한 델의 기업 위기
1984년 중간 도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전화 주문으로 직접 소비자와 거래하는 혁신적인 유통구조를 도입해 세계 최고의 컴퓨터 회사로 성장했던 델(Dell)은 2005년 가격 대비 수익성 악화로 곤경에 처하게 되면서, 위기 극복수단으로 고객서비스 비용감축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원가절감 노력은 미국 PC 업계에서 델 컴퓨터의 고객 지원이 형편 없어졌다는 부정적인 평판을 받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인 출신이자 영향력 블로거인 제프 자비스(Jeff Jarvis)가 등장하게 됩니다. 쟈비스는 그의 개인 블로그인 BuzzMachine
에 델의 형편 없는 고객 서비스에 대한 탐사 보도식 포스트를 연달아 게재하고, 다수의 개인 블로거들이 관련 이슈 메이킹에 동참함에 따라, 델은 기업명성 및 주가하락에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블로그를 통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이슈 제기로 어려움을 겪은 델은 2006년 7월 다이렉트투델
이라는 기업 블로그를 오픈하면서, 블로거들과의 대화를 시도했으나, 2006년 8월 일본에서 개최된 컨퍼런스에서 델의 노트북이 폭발하는 사건이 일어난 후 최대의 위기에 빠지게 되면서, 결국 전세계 PC 판매 1위의 자리를 HP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델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혁신 노력
2007년 초 창업주 마이클 델이 다시 CEO직으로도 복귀하면서, 델(Dell)은 실적 악화의 배경과 원인들 중에는 고객 서비스에 대한 대응의 실패가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판단하였고, ‘델 2.0’이라는 새로운 기업 비전을 제시합니다.

새로운 비전을 통한 델의 변화가 고객가치의 실제적인 극대화로 새롭게 초점이 맞춰지게 되면서, 델은 기존에 런칭한 기업 블로그인 다이렉트투델
를 한층 더 강화시키고, 소비자 중심의 뉴스 사이트인 디그닷컴 형식과 유사한 델 컴퓨터 사용자 커뮤니티 사이트인 아이디어스톰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스튜디오델을 연달아 선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이트 런칭은 웹2.0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로 인해 연달아 위기상황을 겪은 델이 웹2.0 시대에 걸맞는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동영상 공유사이트를 통해 고객들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하면서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혁신해나가고자 하는 실제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데아고라를 실현하기 위한 델의 아이디어스톰 런칭
<위키노믹스>의 저자이자 컨설팅 전문가인 돈 탭스코트와 앤서니 윌리엄스는 기업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능한 인재를 찾아내 난해한 문제를 풀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하는 혁신적인 시장을 주목하는데, 그들은 이러한 시장을 이데아고라(ideagoras)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생각, 아이디어를 뜻하는 idea와 그리스의 시민 집회장을 의미하는 agora를 합성한 이데아고라는 지식과 지혜, 기술 등을 교환, 매매할 수 있는 공간을 나타내는데, 대표적인 이데아고라가 바로 델 컴퓨터의 아이디어스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스톰은 혁신적인 집단 아이디어 도출방법인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과 아이디어의 합성어로, 고객들이 델이라는 회사와 델 제품에 대한 가치 있는 정보나 아이디어를 게시하고, 투표에 참여하며, 관련 아이디어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PR 및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델의 아이디어스톰을 웹2.0 시대에 걸맞는 시도로서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제품 및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고객 커뮤니케이션 혁신 사례로 뽑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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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스톰을 통한 고객들의 의견 반영
델의 아이디어스톰은 상기 이미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POST => PROMOTE => DISCUSS => SELL이라는 4단계 프로세스를 거쳐 고객들의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어 사업으로 실현되는데, 고객들은 직접 콘텐츠를 등록하고, 평가하는 모든 진행과정에 투명하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라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스톰을 통해 고객들은 델의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실제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지난해 4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비스타’ 마케팅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델은 신제품에 ‘윈도우 XP’을 다시 탑재하겠다고 전격 발표합니다. 당시 모든 PC 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스타 마케팅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에서 델의 결정은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게 되는데, 델 사용자들이 ‘아이디어스톰’을 통해 윈도우 XP 탑재를 강하게 요구했고, 델은 고객들의 의견에 대한 확신을 갖고 관련 결정을 발표한 것이지요.

이에 따라 HP가 중소기업 제품에 레노버도 기업용 PC에는 원도우 XP를 유지하겠다면서 델의 전략을 뒤따르게 되었고, 미국 대표 전자 전문점인 컴퓨USA도 자사의 소매점에 비즈니스 버전 XP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아이디어스톰을 통해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델의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혁신 사례라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고객이 기업의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
웹1.0 시대에 기업들은 가격, 제품구성 그리고 서비스 수준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고객들에게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물론 현재도 그렇지만. 그러나 고객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웹의 발전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이라면 모든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웹2.0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업들은 고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만 할 것입니다.

웹2.0의 투명성은 사소한(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 서비스 문제 혹은 불만족만으로도 관련 기업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델은 제프 자비스를 비롯한 블로거들의 이슈 메이킹으로 인해 기업 명성 및 제품 브랜딩에 있어 큰 위기에 빠졌지만,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비디오 영상 공유 사이트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 활용을 통한 고객과의 대화 등 웹2.0 시대에 걸맞는 고객 커뮤니케이션 혁신을 통해 위기상황을 극복하게 된 것입니다.

웹2.0 시대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디지털의 힘과 유연성을 체득하고 있으며, 이러한 디지털이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제 국내 기업들도 웹2.0 시대에 맞지 않는 희생자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객들과의 대화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집단 지성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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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객이 최고지

    Tracked from 미천한 아름다움 2008/03/18 09:41 Delete

    웹2.0 시대에 걸맞는 델 컴퓨터의 고객 커뮤니케이션 혁신 사례 (이데아고라 사례 정리) 지난 2월 중순 에델만 시카고 본사에서 받은 T4 트레이닝에서 가장 기억이 남았던 트레이닝의 한꼭지..

  2. 델의 서비스에 만족한다.

    Tracked from h/w, gadget 2008/03/29 23:44 Delete

    현재 델 노트북을 구입해 일주일간 사용하고 있는중인데, 말하려고 하는 요지는 델의 서비스입니다.세계적인 기업이지만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판매하는 방식이라 가격이점이 상당하..